[여성중앙] 한혜욱의 ART & MONEY 1_미술품 재테크, 나만의 그림 찾기부터

Date
2007-04-01 15:06

 

여성중앙
[한혜욱의 ART & MONEY 1] 미술품 재테크, 나만의 그림 찾기부터
2007년 4월호

 

 

 

“눈앞의 수익만 좇기보다는 먼저 그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작고한 박수근 화가의 작품이 25억원에 팔리면서 다시 한 번 미술 경매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25억이라는 숫자도 낯설거니와 미술 경매라는 분야 자체가 아직 대중적으로 친숙하진 않다. 과연 미술품을 사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작품을 즐기고 돈도 벌고 싶다. 실제로 런던과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술 경매 시장과 미술 펀드는 지난 20~30년간 꾸준히 진행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과 같은 투자 상품은 많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의해 형성된다. 하지만 아트 펀드는 아트 펀드사의 다양화된 포트폴리오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시대별, 작가별로 다양한 작품의 포트폴리오가 열쇠가 된다.

 

투자 상품으로서의 미술품의 매력은 역사적으로 입증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준 높은 미술품은 놀랄 만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가치가 높은 미술품은 미술관에서만 소장될 것 같지만, 빨리 팔리기를 원하는 개인 소장가에 의해서 좋은 가격에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기회는 개인 소장가의 컬렉션을 풍성하게 해준다. 80년대 말, 급격한 미술 작품 가격의 상승은 투기의 결과지만, 현재 미술품은 다각적 경험을 거쳐 작품의 질을 중요시하고 안정적 투자 수익을 지향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작품이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전에 구입과 검증을 통해 투자의 가치를 철저하게 검증한다. 이러한 흐름은 개인의 투자 참여를 넓히는 효과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미술품 투자로 경제를 풍족하게 하고, 문화를 즐기는 대열로 들어설 수 있을까? 지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화랑과 미술관으로 향하고 있다. 박수근의 소식은 우리 미술 시장에서 갑자기 이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낯선 숫자이기는 하지만, 박수근의 그림 값이 경매라는 시장에서 하루 아침에 정해진 가격이 아니다. 이미 2005년에도 22억원을 호가했고 그 이전인 2002년에도 16억원을 호가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소수의 관심 안에 있었던 미술 시장이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경제의 개념이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주식 시장이 우리의 일상과 긴밀해지면서 우리들에게 경제의 희로애락을 경험하게 하는 한편, 그 관심의 폭은 미술 시장으로 더 확대되고 있다.

 

좋아하는 미술품 하나 고르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미술품을 사서 돈을 번다는 것이 쉬운 일일까? 단순히 전문가에게 의존해야 할까? 운이 좋기만 하면 될까? 해답은 쉽게 가는 것이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게 되면 즐겁고 새로운 기운을 더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찾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포스트 바스키아, 미모의 그림이 눈길 끄는 이유

 

 지금 어떤 작가가 뜨고 있는지 전문가를 통해서 알려고 하기 전에 나의 눈을 이끌고 나의 마음을 움직여주는 미술품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일주일에 하루를 미술관과 화랑 나들이의 날로 정한다든가, 문화센터나 미술관 등지의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들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본 그림을 또 보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미술관 나들이를 일상적으로 즐긴다면 나의 취향을 찾아내기가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따라 전문가의 조언을 귀 기울이며, 적당한 가격부터 투자를 시작해본다면, 심리적인 만족감도 얻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명세를 타는 미술품만이 투자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설익은 안목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큰돈으로만 주식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작은 펀드의 개념으로 시작할 수 있다. 잘 고른 미술품 하나가 쏠쏠한 수익을 부르는 통장이 되는 건 시간 문제다.

 

지금 삼성미술관 리움에서는 앤디 워홀의 팝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세상을 떠난 후 팝아트의 대표적인 작가로 추앙받는 앤디 워홀.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현존 작가들에 비하면 그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죽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소장가들에게 기쁨을 주는 바스키아(Basquia)의 작품이 10억대를 호가하고 있는 반면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의 이탈리아 친구 미모(Mimmo)는 2억~3억원대 정도이다. 미술품 투자자들은 이 점에 주목해 미모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먼 훗날 바스키아에 버금가는 작품적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장 미셸 바스키아와 미모 팔라디노는 동시대를 살았던 예술적 동반자였다. 바스키아가 10년 어렸지만 그의 천재성은 1978년 뉴욕을 방문한 미모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바스키아는 살면서 겨우 9년 동안 작품 활동을 했지만 반복적인 주제, 이미지, 테마를 신중하게 선택함으로써 자신만의 미술 언어를 명확하고도 일관되게 표현했다. 한편 미모는 비극에 바탕한 그의 현실 투시를 낙서처럼 벽화처럼 흑과 백, 붉은빛과 녹색이라는 색과 기호로 형상화시킨다.

 

바스키아가 자신의 삶을 비극화하면서 생을 마감했다면 미모는 자신의 비극적 사고의 정신적 세계를 침묵하며 작품으로 담고 있다. 80년대 초 이후 두 사람은 친분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28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바스키아와는 달리 60세를 바라보는 미모는 여전히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는 사라지지만 영혼으로 남은 미술품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은 넓고, 작가도 많고, 미술품도 많다. 세계 금융 시장이 극적으로 요동칠 때에도 미술품 투자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보장해주었다. 우리에게도 가능한 이야기이다. 성공적 투자 창출을 위해 개인 투자자가 투자를 즐기고 직접 참여해 관리할 수 있다면 미술 시장에 대한 수익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 마음의 즐거움과 수익의 기쁨을 위해 작가와 미술품에 한 발 더 다가가보자. 

 


기획 허윤미 기자 / 글  한혜욱